대부분의 웹 2.0 관련 블로거들이 주장하고 나 역시 그렇게 썼듯이 웹 2.0은 결국 사용자에게
이득을 주는 사용자 중심의 기술이나 문화적 조류라고 한다. 진짜로 그럴까?

일단 웹 2.0 기술의 대표주자로 일컬어지는 RSS를 보자. 사용자들은 더 이상 원하는 싸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최신 정보를 체크할 필요가 없다. 그냥 앉아서 RSS 리더기를 통해 오는
정보를 받아 먹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리더기에 무더기로 쌓여있는 읽지
않은 글 리스트가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짓누르기 시작한다. 이걸 다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물론 이렇게 반박할 수도 있다. 애초부터 필요한 만큼만 등록해 놓으면 될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런 조절이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은 써본 사람은 알것이다. 예전에 즐겨찾기 리스트에
괜찮다 싶은 싸이트는 다 등록했던 것을 이제는 RSS 리더가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정보이기
때문에 꼭 읽을 것이라는 무언의 다짐과 함께... 이메일이나 RSS와 같은 푸쉬방식의 기술은
등장하면서부터 내 손의 조종을 떠나게 되기 쉬운 법이다.

또한 굳이 웹 2.0까지 들지 않더라도 인터넷 정보혁명으로 인하여 정보나 지식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갈수록 단편화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웹 2.0의 참여속성은 그러한 정보폭발과
단편화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박사과정을 하면서 무수히 많은 논문을 읽었다. 논문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10쪽 남짓한 논문 한편을 읽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는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다가 근래들어 웹쪽을 살펴보게 되면서 주로 신문기사나 블로그글 등을 읽고 있는데 그 개수가 너무
많고 깊이도 별로 없어 대략적으로 훓으면서 지나가는게 대수다. 그러다 어느 날인가 간만에 논문을
잡아 읽었는데, 아뿔싸... 논문도 블로그글 읽듯이 하고 있는게 아닌가! 빠르게 결론을 얻으려고
하다보니 진득하게 집중하여 읽을 수가 없다. 얼마전 MIT의 연구에 인터넷 서핑시 집중력 지속시간이
9초로 금붕어 수준이라는 보고가 있었다. 내가 금붕어 수준이 되어가고 있음에 섬뜩해 진다.

물론 웹 2.0의 참여와 개방, 플랫폼으로의 진화가 웹을 보다 민주적으로 만들고 있다는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위에 만들어진 서비스들이 얼마나 사용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지는 의문이다.
중요한 것은 편의성이 아니고 행복이다. 편의성이라는 것이 꼭 행복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과학의 진보가 인간의 행복을 가져다 주느냐'라는 것과 비슷한 의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웹 2.0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대외적으로는 좋다고 떠들고 다니지만 -_-;;;)
Geek들만이 열광하는 트랜드가 아닌, 그리고 캐즘을 뛰어넘어 Built to Last 할 수 있도록, 웹의 체질적 변화를
위해 보다 일반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그들에게 편의성 이상의 본질적인 이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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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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